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는 오늘 코헬렛의 지혜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이 저마다 정해진 때를 가지고 있음을 듣습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뽑을 때가 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질서에 대한 고백입니다. 우리는 때로 왜 무언가가 시작되고 왜 무언가가 끝나는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코헬렛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낼 수는 없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그저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순간들을 붙잡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자민이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간 지 어느덧 석 달이 흘렀습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은 참으로 빛나는 아이였습니다. 벤을 생각하면 저는 늘 그 아이의 '열린 마음'을 떠올립니다. 벤은 비행기를 사랑했습니다. 거대한 보잉 737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를 때, 벤은 그 안에서 단순히 기계의 원리를 본 것이 아니라, 인간이 꿈꾸는 자유와 저 높고 푸른 지평을 보았습니다. 벤은 늘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그 거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세상을 향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던 그 고요한 눈빛을 기억하십니까? 아빠가 들려주는 그 어떤 사소한 이야기 속에서도 벤은 진실을 찾았고, 아빠와 함께하는 그 시간 자체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로 여겼습니다. 벤은 아빠의 목소리에 자신의 영혼을 맞추는 법을 알고 있었던, 참으로 다정한 아들이었습니다.
혹시 밤마다 여러분의 마음을 괴롭히는 자책의 목소리가 있습니까? '내가 더 잘했더라면', '내가 무엇을 놓쳤더라면' 하는 그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는 내려놓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각자의 대답을 내놓지만, 예수님은 당신이 겪으실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예수님조차도 이 세상에서 고통과 rejection(거부)을 겪으셨습니다. 여러분이 벤에게 준 사랑은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완벽한 사랑이었습니다. 벤이 겪었던 그 아픔은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며, 여러분의 소홀함 때문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자비의 빛을 기억하십시오. 질병은 벌이 아닙니다. 어떤 슬픔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예고 없이 찾아오며, 여러분은 그 모든 과정에서 벤의 가장 든든한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돌을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벤은 이제 하느님의 안식처에 있습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하며, 맑고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던 그 벤의 모습을 기억하십시오. 벤은 더 이상 아픔도, 고통도, 덧없는 세상의 근심도 없는 곳에서 가장 자유롭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벤은 여러분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사랑 안에 머물며 여러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벤이 꿈꾸던 '콘 침 에어라인(Con Chim Airlines)'의 그 자유로운 날개처럼, 벤은 이제 하느님의 영원한 하늘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형은 네가 아빠와 함께 나누는 그 고요한 이야기들 속에, 그리고 네가 짓는 그 환한 미소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단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벤은 지금 하느님 나라의 연회장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을 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말씀을 듣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리에 함께 머물자고 초대하십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