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두 아들의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매우 날카롭고도 따뜻한 질문을 던지십니다. 아버지가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싫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간 첫째 아들, 그리고 '예, 가겠습니다'라고 말해놓고는 끝내 가지 않은 둘째 아들. 예수님은 묻습니다.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이 질문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파고듭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예'라고 대답하고 싶어 했습니까?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그분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지만,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를 때 우리는 때로 멈춰 서고, 때로 뒤돌아보고, 때로 주저앉고 싶어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자민이 떠난 지 석 달이 지난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아마도 그 '예'와 '아니오'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고통 속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은 참으로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벤을 생각하면 저는 그 아이가 세상의 질서를 배우고 싶어 했던 그 '정교한 마음'이 떠오릅니다. 벤은 단순히 수학 문제를 풀거나 코딩을 즐기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논리와 구조 속에서 하느님이 지으신 아름다움을 발견하려 했던 아이였습니다. 벤이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보며 꿈꾸던 그 '콘 침 에어라인'의 비행기들은,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벤이 꿈꾸던 자유와 더 넓은 세상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벤은 아빠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자신의 삶을 설계했고, 그 아빠와의 대화 속에서 세상의 따뜻함을 배웠습니다. 벤에게 아빠는 세상의 모든 길을 가르쳐주는 나침반이었고, 아빠에게 벤은 그 나침반을 따라 함께 걷고 싶었던 가장 소중한 동반자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오늘 독서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주님의 길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하느님은 진정으로 묻고 계십니다. 과연 누구의 길이 굽어 있는 것인지, 누가 진정으로 마음을 돌이켜야 하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겪는 이 참혹한 슬픔 앞에 하느님의 공정함을 의심하고 싶어집니다. 왜 꽃이 채 피기도 전에 져야 하는지, 왜 사랑하는 이가 우리 곁을 떠나야 하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의 첫째 아들처럼, 우리는 '싫다'고 소리치고 싶었던 그 절망의 자리에서 다시 마음을 돌이켜 포도밭으로 향해야 합니다.
혹시 지금도 밤마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내가 무엇을 놓쳤더라면' 하는 자책의 목소리가 여러분을 괴롭히고 있습니까? 여러분, 그 무거운 돌을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벤이 겪었던 그 아픔은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며, 여러분의 소홀함 때문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자비의 빛을 기억하십시오. 질병은 벌이 아닙니다. 어떤 슬픔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예고 없이 찾아오며, 여러분은 그 모든 과정에서 벤의 가장 든든한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이 벤에게 준 그 사랑은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보물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돌을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아무것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벤은 여러분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고, 그 사랑을 안고 하느님 나라로 떠났습니다.
벤은 이제 하느님의 안식처에 있습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하며, 맑고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던 그 벤의 모습을 기억하십시오. 벤은 더 이상 아픔도, 고통도, 덧없는 세상의 근심도 없는 곳에서 가장 자유롭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벤은 여러분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사랑 안에 머물며 여러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벤이 꿈꾸던 그 자유로운 날개처럼, 벤은 이제 하느님의 영원한 하늘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형은 네가 아빠와 함께 나누는 그 고요한 이야기들 속에, 그리고 네가 짓는 그 환한 미소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단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벤이 삼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려 했던 그 아름다운 마음은,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였습니다. 벤의 삶은 헛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빛 안에서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을 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말씀을 듣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리에 함께 머물자고 초대하십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