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를 사랑으로 지키시는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자녀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가 가장 작은 이들 안에 계신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음을 용서하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가 천사들의 보호를 믿지 못하고 두려움 속에 살았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는 오늘, 벤자민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석 달이 지난 시간의 언덕 위에 서 있습니다. 창밖으로 비치는 가을 햇살은 여전히 따사롭지만, 여러분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그날의 폭풍이 멈추지 않고 몰아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수호천사를 기념하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지키시고 인도하시는지 그 깊은 신비를 마주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욥은 폭풍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욥에게 묻습니다. '네가 아침에게 명령하여 동이 트게 한 적이 있느냐? 죽음의 문을 본 적이 있느냐?' 이 질문들은 우리에게 인간의 좁은 시야를 넘어서는 하느님의 광대한 섭리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슬픔, 우리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이별, 그 모든 것의 끝에는 인간의 지혜를 넘어선 하느님의 신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욥은 그 신비 앞에서 결국 자신의 입을 막습니다. 그 침묵은 포기가 아니라, 자신보다 더 크신 분께 모든 것을 내어드리는 가장 겸손한 신뢰의 표현입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여러분이 벤을 생각할 때마다, 저는 벤이 일곱 살 무렵 작은 목각 인형을 정성껏 색칠하던 그 고요한 순간을 떠올립니다. 회색 후드를 입고, 붉은 양동이에 담긴 도구들 사이에서 파란색 마커로 인형의 얼굴을 세심하게 꾸미던 그 아이의 모습. 그 작은 손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빚어내던 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벤은 그 작은 인형 하나를 색칠할 때도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그것은 아이가 가진 '순수한 집중'이자,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벤만의 방식이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지금도 밤마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무언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는 자책의 목소리가 들리나요?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질문을 이제는 멈추십시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자비의 빛을 기억하십시오. 질병은 벌이 아니며, 여러분의 잘못은 더더욱 아닙니다. 여러분은 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은 벤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벤은 여러분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고, 그 사랑을 안고 하느님 나라로 떠났습니다. 어떤 슬픔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예고 없이 찾아오며, 여러분은 그 모든 과정에서 벤의 가장 든든한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돌을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린아이 하나를 세우며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벤은 바로 그런 아이였습니다. 벤은 비록 열다섯 해라는 짧은 시간을 살았지만, 그 마음의 크기는 누구보다 컸습니다. 삼촌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려 했던 그 따뜻한 마음,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의 모든 지혜를 흡수하려 했던 그 맑은 호기심은 벤이 얼마나 큰 사랑의 사람이었는지를 증명합니다. 벤은 자신의 것을 움켜쥐는 대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였습니다.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형은 네가 아빠와 함께 나누는 그 고요한 이야기들 속에, 그리고 네가 짓는 그 환한 미소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단다.
예수님은 마지막에 말씀하십니다. '그들의 천사들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벤은 이제 그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벤은 여러분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사랑 안에 머물며 여러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벤이 꿈꾸던 '콘 침 에어라인'의 자유로운 날개는 이제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을 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말씀을 듣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리에 함께 머물자고 초대하십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지켜주시며, 여러분의 슬픔을 위로로 바꾸어 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