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부활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슬픔에 잠겨 있었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보다 눈에 보이는 상실에만 매여 있었음을 용서하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가 당신의 자비로운 손길을 잊고 스스로를 탓하며 살아왔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는 오늘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그 강렬한 편지 앞에 서 있습니다. '만일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는 일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지금 벼랑 끝에 선 사람처럼 묻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이 믿음이, 우리가 오늘 이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며 부르는 그 이름들이, 결국 허공을 치는 메아리에 불과한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자민이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지 어느덧 석 달이 지났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그 '가장 가련한'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은 고독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벤이 없는 식탁, 벤의 웃음소리가 멈춘 방,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라보며 나누던 그 다정한 대화가 사라진 고요함. 그 고요함은 때로 칼날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긋고 지나갑니다. 특히 밤이 깊어질수록, '내가 더 잘했더라면', '무언가 놓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 서늘한 죄책감이 여러분을 덮쳐오곤 하겠지요.
하지만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모든 두려움의 벽을 부수고 이렇게 선포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여기, '그러나'라는 단어에 여러분의 모든 무게를 실어보십시오. 슬픔은 사실입니다. 그리움은 진실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진실은, 벤이 지금 죽음의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 안에 살아있다는 사실입니다.
벤자민은 참으로 아름다운 아이였습니다. 벤은 단순히 영리한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벤은 그 짧은 열다섯 해 동안 사랑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몸소 알고 실천하던 아이였습니다. 여러분, 벤이 아빠의 꾸며낸 이야기들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진실인 것처럼 귀를 기울여 듣던 그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벤은 아빠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자신의 마음을 포개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계산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벤은 자기의 어린 저금통을 삼촌의 아픔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말하던 아이였습니다. 실제로 그 저금통을 깨뜨리지는 않았지만, 그 '내어줌'의 의지는 벤의 영혼이 얼마나 고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벤은 이미 그 마음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을과 고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그분 곁에는 치유받은 이들, 자신의 것을 내어놓으며 그분을 섬기던 이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벤 역시 그들처럼, 자신의 삶이라는 귀한 향유를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 아이입니다. 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지 마십시오. 벤은 지금 하느님 나라의 연회장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했던 그 맑은 목소리는, 벤이 지금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온전하고 자유로운지를 알려주는 희망의 증거입니다.
여러분, 제가 다시 한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벤이 아팠던 것은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떤 이들은 묻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예수님께서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질병은 부모의 소홀함이나 어떤 실수에 대한 벌이 아닙니다. 이 세상의 고통은 때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찾아옵니다. 여러분은 벤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들보를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사랑하는 여러분,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부활은 먼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러분이 서로의 손을 꼭 잡는 그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웃음을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