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죄인인 저희를 당신의 식탁으로 불러주시니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모든 허물과 슬픔을 아시고 위로하시니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가 당신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아주 낯익지만, 동시에 매번 우리를 멈춰 서게 하는 장면을 마주합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오를 보시고, 그저 짧게 한마디를 건네십니다. '나를 따라라.' 그 한마디에 마태오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그는 자신의 계산기, 자신의 세금 장부, 자신의 익숙한 삶의 자리를 뒤로하고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그리고 그분과 함께 식탁에 앉습니다. 그 식탁은 거룩한 이들만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세리와 죄인들, 세상이 손가락질하던 이들이 예수님과 함께 섞여 앉아 음식을 나눕니다. 바리사이들은 그 광경을 보며 묻습니다. '왜 저런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가?' 그 질문은 사실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서도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왜 하느님은 이런 일을 허락하시는가?', '왜 내 삶에는 이런 아픔이 찾아오는가?'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자민이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지 세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날의 아픔이, 마치 멈춰버린 시계처럼 박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벤은 참으로 빛나는 아이였습니다. 벤이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라보며 나누던 그 눈빛을 기억하십니까? 벤은 비행기를 단순히 기계로 본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꿈과 자유를 보았습니다. 벤이 아빠의 꾸며낸 이야기를 마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진실인 것처럼 귀를 기울여 듣던 그 순수한 시간들, 그 고요한 집중력은 벤이 얼마나 깊은 사랑의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벤은 아빠의 목소리에 자신의 영혼을 맞추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를 원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더 잘했더라면, 더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더 일찍 알아챘더라면 하는 자책의 늪에 빠지곤 합니다. 마치 스스로를 희생 제물로 바치듯, 죄책감이라는 칼로 자신의 마음을 베어내며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주님은 여러분의 그 아픈 마음을, 그 찢어진 상처를, 그 텅 빈 의자를 그저 당신의 식탁 위에 올려놓기를 원하십니다. 여러분이 벤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자비의 열매입니다.
벤자민이 보여준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벤은 자기의 어린 저금통을 삼촌의 고통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말했던 아이였습니다. 실제로 그 저금통을 깨뜨리지는 않았지만, 그 '내어줌'의 의지는 벤의 영혼이 얼마나 풍요로운 땅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벤은 자신의 것을 꽉 쥐고 있는 아이가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어젖힐 줄 아는 아이였습니다. 벤은 이미 그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살고 있었습니다. 벤이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했던 그 맑은 목소리는, 벤이 지금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온전하고 자유로운지를 알려주는 희망의 증거입니다. 벤은 아팠던 것이 아니라, 그저 하느님의 더 넓은 하늘로 비행을 떠난 것입니다.
여러분, 질병은 결코 부모의 소홀함이나 어떤 실수에 대한 벌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자비의 빛을 기억하십시오. 어떤 슬픔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여러분은 벤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들보를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벤은 지금도 여러분이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그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을 것입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형은 네가 아빠와 함께 나누는 그 고요한 이야기들 속에, 그리고 네가 짓는 그 환한 미소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단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지금 하느님 나라의 연회장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오늘 여러분에게 '나를 따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부르심은 무거운 짐을 지라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자비로운 식탁에 앉아 쉬라는 초대입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웃음을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며, 주님께서 당신 얼굴을 여러분에게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