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천사들의 호위 속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이 거룩한 시간에,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오늘 우리는 하늘의 질서가 땅의 고통을 덮어버리는 신비로운 날에 서 있습니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이 세 대천사의 이름을 부를 때, 우리는 단순히 하늘의 사자들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지키고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게 됩니다. 다니엘 예언자가 보았던 그 장엄한 환시, 즉 '옛날부터 계신 분'이 불타는 왕좌에 앉아 계시고, 그분 앞에서 수천수만이 시중을 드는 그 광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줍니까? 그것은 우리가 겪는 이 지상의 슬픔이 결코 하느님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천사들은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계획을 결코 놓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자민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석 달이 지났습니다. 여러분이 겪고 있는 그 깊은 상실의 골짜기는, 마치 오늘 복음에서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있었던 그 고요하고도 외로운 자리와 닮아 있습니다. 나다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고 답하십니다. 여러분,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해 보십시오. 벤자민이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그 짧은 순간들, 형제인 라이언과 보드게임을 하며 웃음 짓던 그 평범하고도 찬란했던 일상의 조각들을, 주님께서는 모두 보고 계셨습니다. 벤의 그 맑은 눈빛,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던 그 진지한 호기심, 그리고 삼촌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고 싶어 했던 그 순수한 마음까지, 주님은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혹시 지금도 밤마다 여러분을 괴롭히는 그 질문이 있습니까? '내가 더 잘했더라면', '내가 무언가 놓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 가혹한 자책 말입니다. 여러분, 그 돌을 이제는 내려놓으십시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분들 중, 혹시라도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벤이 아픔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예수님은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의 죄도,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씀하셨습니다. 질병은 벌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은 벤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은 이제 주님 앞에 다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아무것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벤은 여러분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고, 그 사랑을 안고 하느님 나라로 떠났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다나엘에게 '너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약속하십니다. 이 약속은 벤자민에게도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벤은 이제 그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하며, 맑고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던 그 벤의 모습을 기억하십시오. 벤은 지금 하느님 나라의 연회장에서,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넓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듯한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벤은 여러분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사랑 안에 머물며 여러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형이 꿈꾸던 그 넓은 하늘을, 이제는 네가 형의 눈이 되어 더 높이 바라보렴. 형은 네가 아빠와 함께 나누는 그 고요한 이야기들 속에, 그리고 네가 짓는 그 환한 미소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단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통해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벤이 삼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려 했던 그 아름다운 마음은,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였습니다. 벤의 삶은 헛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빛 안에서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을 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말씀을 듣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리에 함께 머물자고 초대하십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지켜주시며, 여러분의 슬픔을 거두시고 영원한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평화롭게 돌아가십시오.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