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는 오늘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치 거친 경기장을 달리는 선수의 숨 가쁜 호흡을 마주합니다. '나는 달립니다. 목적지를 향해 달립니다.' 바오로는 자신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의무라고 고백합니다. 그에게 복음 전파는 선택이 아니라, 마치 심장이 뛰는 것과 같은 필연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모든 이의 종'이라 칭하며,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훈련합니다. 이 경주에서 바오로가 바라보는 것은 썩어 없어질 월계관이 아니라, 영원히 시들지 않는 생명의 면류관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의 품에 안긴 지 두 달이 된 벤자민 보(Benjamin Vo)를 기억합니다. 벤은 열다섯 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마치 이 영적인 경주를 누구보다 치열하고도 아름답게 달린 선수와 같았습니다. 벤은 단순히 머리가 좋은 영재가 아니었습니다. 벤은 자기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던 아이였습니다. 아빠와 함께 공항을 찾아 비행기 기종을 살피며 나누던 그 고요한 시간들, '콘 침(Con Chim) 항공사'를 꿈꾸며 눈을 반짝이던 그 천진난만함 속에는, 세상의 논리를 넘어선 하느님의 질서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주 뼈아픈 질문을 던지십니다.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이 말씀은 우리가 남을 판단하거나 고치려 들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라는 초대입니다. 벤은 이 가르침을 누구보다 잘 알던 아이였습니다. 삼촌이 병마로 고통받을 때, 벤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모아온 저금통을 통째로 내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저금통을 실제로 깨뜨리지 않았어도, 그 '내어줌'의 의지 자체가 벤의 영혼이 얼마나 순수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벤은 자기 눈의 들보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였고, 그저 사랑으로 그 곁을 지키려 했습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벤이 떠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어떤 들보에 가려져 있습니까? 혹시 '내가 더 잘했더라면', '내가 무언가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스스로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여러분의 시야를 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들보를 스스로 뽑아내라고, 그리고 너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벤의 아픔은 결코 여러분의 탓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시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하셨던 그 자비의 말씀을 오늘 여러분의 영혼 깊숙이 새기십시오. 여러분은 벤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들보를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벤은 참으로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벤의 삶은 멈춘 것이 아닙니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은 이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 하느님의 그 넓은 창공을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했던 그 맑은 목소리는, 벤이 지금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온전하고 자유로운지를 증명합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벤은 여러분에게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웃음을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며, 주님께서 얼굴을 비추시어 은혜를 베푸소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