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자비보다 제 지식을 앞세웠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가 형제를 판단하고 상처 주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가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오늘 우리는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차가운 지식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뜨거운 사랑의 숨결을 마주합니다. 바오로는 말합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지만,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벤자민 보(Benjamin Vo)처럼, 14살의 나이에 클라우드 인프라와 AI의 복잡한 논리를 꿰뚫어 보던 그 명석한 지성은 참으로 경이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바오로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실은, 그 모든 지식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이라는 본질입니다. 벤이 우리에게 남겨준 진짜 유산은 그가 코딩했던 수많은 앱이나 그가 풀었던 수학 문제들이 아니라, 그가 삼촌의 아픔을 보았을 때 자신의 전부였던 저금통을 기꺼이 내어주려 했던 그 '마음의 방향'이었습니다. 그는 지식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고, 오직 사랑으로 사람을 품으려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앎'입니다.
사랑하는 알란 님, 타오 님, 그리고 라이언. 벤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일상의 빈자리가 주는 무게는 때로 견디기 힘들 만큼 무겁습니다. 특히 밤마다 밀려오는 그리움 속에서, 여러분은 혹시 '내가 더 잘했더라면', '내가 무언가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스스로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판단하지 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남을 향한 것일 뿐만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벤의 아픔은 결코 여러분의 탓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시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하셨던 그 자비의 말씀을 오늘 여러분의 영혼에 새기십시오. 여러분은 벤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그 무거운 짐을 주님께 맡기십시오.
벤은 비행기를 사랑했습니다. 그가 꿈꾸던 '콘 침(Con Chim) 항공사'는 단지 비행기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더 넓은 하늘, 하느님의 품을 향한 순수한 동경이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라보며 나누었던 그 고요한 시간들, 비행기 기종을 나누며 서로의 눈을 맞추던 그 다정한 순간들 속에서 벤은 이미 천상의 기쁨을 맛보고 있었습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했던 그 맑은 목소리는, 벤이 지금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온전하고 자유로운지를 증명합니다. 벤은 이제 그 비행기를 타고 가장 높은 하늘, 하느님의 Banquet, 그 영원한 연회장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벤은 지금도 여러분을 지켜보며, 여러분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자비로워라,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이라고 초대하십니다. 벤의 이름으로 세워진 그 '사랑의 우물'처럼,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우며 세상 곳곳에서 생명수로 흐르고 있습니다. 벤은 우리에게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이 벤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들, 남모르게 베푸는 자비들은 벤의 사랑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거룩한 증거입니다. 벤은 여러분의 아들이자, 여러분의 수호천사이며, 하느님 사랑의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벤은 여러분에게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웃음을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며, 주님께서 당신 얼굴을 여러분에게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시기를 빕니다.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