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가 굳건한 반석 위에 집을 짓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의 연약함을 보시고 당신의 자비로 저희를 새롭게 하소서.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들려주시는 아주 견고한 이미지 하나를 마주합니다. 바로 '반석 위에 지은 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말씀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을 가리켜 깊이 땅을 파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은 지혜로운 건축가라고 하셨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강물이 들이닥쳐도 그 집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기초가 눈에 보이는 모래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변하지 않는 단단한 바위 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집을 짓습니다. 성공이라는 집, 행복이라는 집,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머물고 싶은 '가족'이라는 소중한 집을 짓습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이 떠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마치 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풍경처럼 허망함과 그리움이 가득할 것입니다. 벤은 열다섯 해 동안 여러분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지었습니다. 그 집은 벤의 명석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벤은 아빠의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진지하게 들어주던 아이였습니다. 아빠가 들려주는 꾸며낸 이야기들조차 벤에게는 소중한 보물이었고, 벤은 그 이야기를 마치 진실처럼, 아니 그보다 더 귀하게 마음속에 담아두었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쌓아온 그 시간들은 모래 위에 지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원하신 하느님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진, 결코 무너질 수 없는 사랑의 집입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우리는 모두 한 빵을 나누어 먹기에 한 몸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빵을 나누는 것은 주님의 몸에 참여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 연결됩니다. 벤은 비록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여러분이 나누는 그 사랑의 빵 안에, 여러분이 서로를 위로하며 건네는 그 따뜻한 말 한마디 속에 여전히 함께 머물고 있습니다. 벤이 꿈꾸던 '콘 침(Con Chim) 항공사'의 비행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듯, 벤의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삶이라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서로의 손을 잡을 때, 그 손길은 벤의 온기를 담고 있습니다.
알란 님, 타오 님. 여러분이 겪고 있는 그 깊은 아픔을 제가 감히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벤이 아팠던 것은 결코 여러분의 탓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던 사람을 두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자비의 빛을 오늘 여러분의 상처 입은 마음에 비추십시오. 여러분은 벤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그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들보를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충분히 사랑했고, 벤은 그 사랑 안에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이 벤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닿아 있는 가장 순수한 기도의 언어입니다.
벤은 어린 나이에도 삼촌의 아픔을 보며 자신의 저금통을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말했던 아이였습니다. 실제로 그 저금통을 깨지는 않았지만, 그 '내어줌'의 마음은 벤의 영혼이 얼마나 고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마음은 벤이 하느님의 반석 위에 자신의 삶을 짓고 있었음을 증명합니다. 벤은 지금 하늘나라의 연회장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하늘을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말했던 그 맑은 목소리는, 벤이 지금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온전하고 자유로운지를 알려주는 희망의 증거입니다.
라이언, 형 벤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었지. 형이 너에게 남겨준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렴. 형은 지금도 네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는 모습을 보며 가장 기뻐하고 있단다. 형의 몫까지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렴. 형은 지금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주는 가장 밝은 별이 되어주고 있단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성당을 나서며 이 한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벤은 여러분에게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오늘 밤, 벤이 아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 고요한 시간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잠시 모든 소음을 끄고 침묵 속에 머물러 보십시오. 그리고 벤이 좋아했던 비행기 사진을 보거나, 아이가 남긴 웃음을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십시오. 그 손길 안에, 그 침묵 안에 주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벤은 그 사랑의 대화 속에, 그 다정한 온기 속에 언제나 함께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벤의 그 맑은 웃음을 통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벤자민 보, 우리 벤. 네가 꿈꾸던 그 하늘을 이제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렴.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렴. 주님의 평화가 여기 남겨진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빕니다.
For the intentions entrusted to Ben on our prayer wall:
At the Savior’s command and formed by divine teaching, we dare to say: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지켜주시며, 당신의 얼굴을 비추시어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